시골 명문학교에서 배운 자녀교육의 길
- 꿈과 행복을 찾는 10가지 질문, 직업십계명
거창고등학교는 명문대 진학 실적이 뛰어나, 입시철마다 언론에 소개되곤 한다. 사실 거창고의 장점은 인성 교육도 포기하지 않으면서 학생들의 자율 속에서 소명의식을 키워준다는 데 있다. 그 바탕이자 중심이 되는 철학에 ‘직업선택의 십계(이하 직업십계명)’가 있다.
저자 강현정은 휴먼 다큐멘터리를 쓰듯 직업십계명을 3년간 취재했다. 전성은(전 거창고 교장)의 구술이 길잡이가 되었다. 강현정은 거창고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거창고 졸업생들을 찾아 인터뷰했고, 일본까지 건너가기도 했다. 그녀는 이 책을 마무리한 뒤, “거창고를 명예졸업한 기분이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가치관이 변했고 이를 통해 “사춘기 아이의 인성과 성적이 향상되었다”고 고백한다.
직업십계명의 정신은 한 거창고 졸업생의 글에서 압축적으로 드러난다. “건축가라면 그 다리는 무너지지 않고, 의사라면 사람의 목숨을 가장 소중히 여긴다. 판사라면 판결을 믿을 수 있고, 기자라면 거짓을 전하지 않으며, 교사라면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다.” 직업십계명은 세상이 정해놓은 외적인 기준이 아니라, 내가 꿈꾸는 삶을 소신 있게 살아갈 용기를 준다. 이는 현대인이 그토록 원하는 진정한 행복으로 이어진다.
❙ 직업십계명에서 찾은 ‘일하는 보람’
❙‘착한 명문대생’을 바라는가, 당당한 직업인을 바라는가?
❙부모의 말이 아닌 삶에서 전해지는 것
◆ 본문 중에서
❙사춘기 아이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탔다면, 마흔이 훌쩍 넘은 엄마는 교육의 기준 없이 온탕과 냉탕 사이를 오갔다. 내가 삶 속에서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 그걸 찾지 못하는 한, 소중한 인생을 계속 허비할 게 분명하다. 남의 잣대에 휘둘리지 않고 내 보폭으로 걸어나가는 방법, 지금 그것이 절실하다. 그래서 여기에도 온 것이다. - 1부 (p.31)
❙내가 거창고가 좋은 성적을 내는 비결이 뭔지 지겹도록 캐묻자 선생은 마지못해 이런 얘기를 해주었다. “예전에 1970년대 우리나라 농촌에는 젊은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고 없었지. 그럼 주로 누가 남느냐면 그 집안의 맏아들이 남아. 그러면 그게 그렇게 속상할 수가 없어 만날 술을 마시는 거지. 그렇게 한참을 힘들어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마음을 잡거든. 농사꾼이 마음을 잡으면 뭘 하겠어? 그때부터는 열심히 농사를 짓는 거지. 마찬가지야. 학생들도 철이 들면 뭘 하겠어? 공부하는 거지. 스스로 공부를 하기 시작하면 그런 학생을 당할 수가 없거든.” - 1부 (p.62)
❙내가 만난 거창고 졸업생들은 이 시 대를 빛낸 위인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별이 아니라 오히려 내 집 앞을 비추는 작은 등불들에 가깝다. 만약 세상에 넘쳐나는 수많은 성공신화에 익숙한 독자라면 이들이 사는 삶의 방식이 답답하거나 시시해 보일지도 모른다. 그런 기준에서 본다면 이들은 성공한 사람이 아니다. 직업십계명은 잘 먹고 잘 사는 길을 가리키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삶의 길을 걷다 어느 순간 돌아보면서 이게 나의 삶이었지 생각하며 한 번씩 살짝 미소 짓게 만드는 길에 가깝다. - 2부 (p.91)
❙정말 믿어주면 성큼 자라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걸까? 믿는다는 말, 믿음이란 뭘까? ‘믿어주는 부모 되기’에서 믿어줌이란 뭘까. 자녀를 믿어줌은 인간-나 혹은 타인(자식도 포함해서)- 속에 내재하는 신적 성품(하나님의 형상, 부처)을 믿는다는 뜻이다. 거창고가 학생들에게 주었던 믿음이 그런 것이다. 자기 삶에 대한 결정권이 온전히 그 존재에게 있다는 존중, 인정, 신뢰. 거창고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최선을 다해 이루려는 목적은 교사의 기대, 학교의 기대를 충족하려는 데 있지 않았다. 학생들 각각의 존재를 인정하려 함이다. 부모도 그렇게 하면 된다. 아이를 이길 수 없어 결정권을 내어주는 게 아니라, 그 아이 안에 내재하는 하나님의 형상을 믿고 결정권을 존중해주는 것이다. - 3부 (p.193)
강현정․전성은 지음❘2015년 1월 20일 발행❘값 12,800원❘신국변형 2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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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엄마의 거창고 직업십계명 3년 체험기”